알람이 울립니다. 6시 30분입니다. 손은 자동으로 스누즈 버튼을 누릅니다. “5분만 더.” 다시 알람. “5분만 더.” 다시 알람. 정신을 차려보니 7시 23분입니다. 이 시점에서 우리는 한 가지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. 매일 아침의 자신과 협상하는 자신은 절대 같은 사람이 아닙니다.
아침의 나와 어제의 나는 다른 인간이다
행동경제학에서는 이 현상을 “현재 편향(Present Bias)”이라 부릅니다. 미래의 자신이 받을 이익보다 지금 당장의 자신이 누리는 5분을 압도적으로 크게 평가하는 경향입니다. 어젯밤의 나는 분명히 결연하게 6시 30분 알람을 맞췄습니다. 그런데 그 6시 30분의 나는 어제의 결정을 비웃습니다. 두 사람은 같은 사람의 같은 뇌인데 우선순위가 완전히 다릅니다.
스누즈 버튼이 더 피곤하게 만드는 진짜 이유
수면 관성이라는 함정
알람이 울린 직후 뇌는 깊은 잠에서 막 빠져나온 상태입니다. 이 시점에서 다시 5분을 자면 뇌는 새로운 수면 사이클의 초반부로 진입하려 합니다. 5분 뒤 알람이 다시 울리면 우리는 그 새 사이클을 강제로 끊고 일어나야 합니다. 한 번의 기상이 사실은 두세 번의 강제 각성으로 바뀌는 셈입니다.
잘게 쪼개진 잠의 질
미국 수면재단(Sleep Foundation) 자료들이 일관되게 지적하는 것은 5분씩 쪼개진 잠은 회복 기능이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. 뇌파 측정상 이런 짧은 잠은 깊은 수면 단계로 진입할 시간이 부족해 사실상 휴식이 아닙니다. 즉 우리는 “더 자고 일어나서” 더 피곤해진 게 맞습니다.
코르티솔 분비 타이밍의 어긋남
아침 기상 직전 우리 몸은 자연스럽게 코르티솔이라는 각성 호르몬을 분비합니다. 첫 번째 알람이 이 분비 리듬과 보통 맞춰져 있는데, 스누즈로 잠을 끊었다 이어붙이면 호르몬 리듬이 어긋나면서 종일 멍한 상태가 지속될 수 있습니다.
알람과의 협상을 끝내는 네 가지 방법
첫째, 알람을 침대에서 손이 안 닿는 곳에 두기. 일어나서 두 걸음만 걸어도 수면 관성이 깨집니다. 가장 단순하고 가장 효과 좋은 방법입니다.
둘째, 스누즈 자체를 비활성화하기. 협상의 여지를 없애면 협상이 일어나지 않습니다. 미국 국립보건원(NIH)이 발행하는 일반인 건강 가이드들이 권장하는 표준 조언 중 하나가 정확히 이것입니다.
셋째, 실제로 일어날 시각으로 알람 맞추기. 7시에 일어날 거면서 6시 30분에 맞추는 우리의 작은 자기기만은 결국 7시 23분을 만듭니다. 처음부터 7시로 맞추면 30분을 더 잘 수 있습니다.
넷째, 일어난 직후 빛에 노출되기. 커튼을 열거나 욕실 불을 켜는 것만으로 멜라토닌 분비가 멈춥니다. 빛은 협상력이 강한 협상가입니다.
5분과 평화롭게 헤어지는 법
매일 아침 5분을 두고 자신과 협상하는 것은 사실 평생에 걸친 시간 손실입니다. 하루 평균 23분, 1년이면 140시간입니다. 그 시간을 모아 명상이든 산책이든 따뜻한 커피든 다른 형태로 자신에게 돌려주는 게 더 좋습니다.
내일 아침에도 알람은 울릴 겁니다. 손은 또 스누즈로 갈 겁니다. 그때 한 가지만 기억하면 됩니다. 5분 뒤의 나는 지금의 나에게 결코 고마워하지 않습니다.